3/28/2013

대상없는 설레임

그렇다. 난 전역을 했고, 봄은 왔다.
아직 짧디 짧은 내 머리 길이만큼이나 짧아진 주변 인맥과 동생들마저 결혼을 하고있는 내게는 안타까운 현실 속에서도 봄은 왔다.

봄이 되며 캠퍼스에 한 발만 걸쳐놓은 내게도 봄바람은 산들산들 불어온다. 마치 신입생 아니 복학생 오빠 쯤은 되는 기분을 내게 강제로 부여하는 이 봄바람에 난 맞서기보단 정복당하기를 택했고 봄바람은 나를 싱숭생숭하면서도 복잡미묘하면서도 두근두근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여기엔 분명 문제가 있다. 내게 불어온 봄바람은 내가 설렐 대상도 같이 불어다준건 아니었다. 설렐 대상조차 찾지 못한 설레임 속에 나는 이리 기웃, 저리 기웃 하기 시작했고 주변인들의 결합 소식이 속속들이 들려올 때마다 조금씩 조급함마저 생기는 것을 느꼈다.

이러한 봄의 감정들, 게다가 전역 후 처음 맞이하는 감정들을 이대로 난장피우게 놔뒀다간 사단이 날 것 같아서 정리도 할 겸 심장에게 침착함을 장착해줄 겸 이 글을 끄적대고 있다. 분명 좋지만 좋지않은 이 애매모호함 속에서 난 어디로 헤엄쳐가야 하는걸까. 내 스스로 답을 낼 수는 있는걸까.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