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1/2013

꿈.(11. Jul)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이 즐겁다거나, 스스로에게 의미를 부여해줄 수 있는 일이라거나, 어쨌거나 단지 삶의 무게에 짓눌려 어쩔 수 없이 하고있는 상황이 아닌 즐기며 삶을 영위하는 상황이라면 좋다.
내가 남들에게 쓸데없는 부러움을 계속해서 가지고 사는 이유는, 나이 서른하나에 삶의 존속을 위한 목표 뿐, 삶의 풍성함을 위한 목표가 내 스스로에게 없기 때문이다.
무언가에 미친듯이 빠지지도 못하는 스스로가 남들과 비교했을 때 무한히도 초라해보이고 쓸모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자책하는 습관은 절대적으로 옳지않음을 이미 충분히 알고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따금씩 찾아오는 자괴감에 대해서는 여전히 적당한 면역체계는 커녕 기본적인 자기방어수단조차 제대로 갖추지 못한채이다. 이 정도 공격을 당했으면 항체가 생길법도 한데, 이 멘탈이라는 녀석은 놔두면 갈수록 약해지기만 하는 무능한 녀석이라 공격받을 때 마다 무너지고야만다.
나는 과연 하고싶은 것이 무엇일까?
과연?
무엇일까?

바깥을 둘러보면 삶의 무게에 짓눌려 살면서도 자신의 꿈이 있고 그 것을 지킬 의지가 있기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즐거이 웃을 수 있는 사람들이 꽤나 보인다. 나와는 다른 세계의 사람이 아닐까 하는 착각도 든다.
모두 내 의지가 부족하기 때문이거늘, 다른 핑계거리가 있지는 않은지 찾아본다.

어쨌든 중요한 사실은, 지금 내가 내세우는 나의 꿈은, 비록 오래 생각해왔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꿈이나 목표 하나 없는 나 자신이 싫어 억지로 가져다 씌운 가면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이 가면을 벗기면 황폐해져 아무것도 제대로 남지 않은 내 멘탈이 여지없이 부끄럽게 드러나겠지.

꿈을 찾기 위한 노력? 때려치운지 오래다. 아니 사실 시작이나 해본적은 있는지 모르겠다. 아. 시작은 했던 것 같다. 고2 즈음에 음악과 관련한 나의 진로가 꺾인뒤로는 그저 이리 되면 이리 가고 저리 되면 저리 가지 라는 스스로에게 무책임하고 무성의한 생각으로 살아온게 아닌가 싶다. 아마 내 삶에게 핑계를 대는 것도 이때쯤 시작되었겠지. 무수히 짓밟히고 꺾여도 자신의 꿈을 자신의 삶을 지켜내온 많은 사람들에 비하면 정말 하찮다. 이런 하찮은 삶이다보니 여지없이 오늘밤도 깊숙히 들어온 자괴감에 무너져 한도 끝도 없이 추락하는 기분과 함께 손을 놀리고있다.

자네는 꿈이 있는가?

나는 현재 제대로 된 꿈 하나 없이 밥 먹고 똥싸는 기계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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