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2/2013

一切唯心造(일체유심조)



자기전에, 역시 늦은 시간에 뻘글이 더 잘써진다는 신념으로 키보드에 손을 얹었다.

이미 대화를 나누던 상대방에게는 자겠다고 말을 해 둔 상태, 얼른 쓰고 자야지 라는 압박감이 내 머릿속을 지배하고 있다. 그로 인해 글의 완성도는 당연히 조금 낮아지겠지만 아무렴 어떠한가.




미래에 대한 걱정은 미래의 불확실성에서 온다고 들었다.

미래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미래가 걱정된다면, 불확실한 인자를 하나씩 하나씩 줄여나가 최소화하고 그래도 남아있는 어쩔 수 없는 불확실한 인자들을 그냥 고려하지 않으면 된다고 생각하며 살아왔다. 그러고나니 남아있는 불확실한 인자가 많지 않았다.




10대의 어느때 즈음인가, 一切唯心造(일체유심조) 라는 말을 들었다. 이 말은 듣는 순간 내게 크게 와닿았고 나를 지금 이 위치에까지 오게 해준 든든한 기둥이 되었다. 어느새 나이를 먹어감과 동시에 희미해진 기억으로 인해 잠시 직진으로 뻥 뚫린 길을 놔두고 골목길에서 헤메기도 했지만, 그래도 결국 다시 뻥 뚫린 길까지 돌아올 수 있었던건 모두 길을 잃고 헤메던 골목길 어귀 어디엔가에서 저 말을 다시금 떠올린 덕분이다.
저 말과 어머니의 믿음과 신뢰를 바탕으로 한 가정교육, 그리고 그것들로 인해 가지게 된 긍정의 힘이 예나 지금이나 내게 미래에 대한 걱정을 덜어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20대가 되면서 세운 계획들이 있었다. 물론 그 계획들은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을 바탕으로 한 나와 내 주변의 변화들로 인하여 많이 틀어졌다. 그래도 걱정은 없다. 다시 뻥 뚫린 길까지 나오는데는 성공했으니까.
이렇게 미래에 대한 불확실한 인자들은 내게는 사고 등으로 인한 죽음을 제외하고는 거의 다 줄인 것 같다. 당장 오늘 밤 자리에 누워 자다가 그대로 죽어버릴수도 있는게 인간의 삶이라지만,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루 종일까진 아니더라도 틈틈히 하고, 스스로를 바라보며 행복해 할 수 있는 시간을 조금씩 가져나가면서 이전에 가지고 있던 긍정이 더 커지는 기분에 어느 순간 갑자기 죽는다고 하여도 그렇게 크게 아쉬움과 후회 등의 감정을 남기진 않을 것 같다.

만약 이 글을 읽다가 나와 정신적인 교감이 생긴다면, 한 번쯤 실천에 옮겨보아도 좋지 않을까.

자야되는데, 엄청 졸린데, 왠지모를 사명감을 가지고 끄적거린 글.


22.Fe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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