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4/2013

지침

이제 겨우 3월의 절반이 지나고있다.
나의 자랑스러운 석사 7학기도 시작되었고, 나름 출퇴근 시간에 BBC International을 들으며 이해하려 노력하기도 한다.
문제는 가장 중요한 나의 실험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어찌어찌 제조에 성공한 첫 촉매는 그다지 성능이 뛰어나지는 않을거란 예상을 공유했고, Characterisation에서도 내가 원하던 방향과는 다른 무언가가 튀어나오고 있다.
나의 예상을 벗어난 이러한 결과들은 결국 내게 심적 부담감으로 다가오고 나를 더 빨리 지치게 하는 원인이 되고있다.
참을성이 부족한걸까? 라고 고민하게되는 저녁이다. 나의 참을성이 다른이들에 비해 부족한건 사실이나 중요한 것은 이 지침의 원인이 어디부터인가에서 찾아야겠다.
어디부터인가? 왕복 4시간의 기나긴 출퇴근시간인가? 내 예상을 벗어나서 진행되는 일련의 실험 때문인가? 아니면 나의 무능함 무력함에 대한 자책 때문인가?
다행히도 3번째는 많이 극복한 것 같다. 실패한 실험으로부터 개선점을 찾고 다시 개선하려 고민하는 스스로를 보았을 때 이전의 분노만 표출하던 못난 나보다는 훨씬 좋아졌다고 자신할 수 있다.
두번째는 글쎄, 세번째와 마찬가지로 지치게하는 원인이 되고는 있지만 아주 큰 원인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언제나 한결같이 성공만 할 수는 없고, 실패의 원인을 분석하고 더 나은 결과를 위해 고민하는 정말 중요한 시간을 가지고 있으니까.
첫번째 원인역시, 이를 핑계로 남들보다 훨씬 빠르게 퇴근하는 편한 연구실 생활의 밑거름이 될 뿐더러 실상 버스 안에서 자는 경우도 대단히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큰 원인이 되지는 않을거라 생각한다.

문제는 여기 있지 않다. 문제는 나 자신의 내부에 있다. 그것도 패배로 인한 좌절등과는 별개의 문제로 예전부터 나를 지배하는 내부의 가장 강력한 적에 있다.
바로 귀찮음이다.
이 더러운 귀찮음을 떨쳐내기 위해 부대 안에서도 그리 부단히 노력했고 나와서도 계속적인 마인드 컨트롤을 통ㅎ 노력했는데 어느새 나의 골수로 다시금 침투 한 모양이다. 정말 끈질긴 녀석이다. 연구실을 다시 나가기 시작한 뒤로 가장 지치는 한 주이자 가장 게으른 한 주가 된 원인 중 하나가 바로 여기에 있었다. 다시 나 자신을 다잡고 귀찮음을 멀리 밀어내야겠다. 힘내자 나야. 내가 귀찮아 할 수록 할 수 밖에 없는 일들은 날 더 지치게 하는거니까. 내가 힘내서 나의 귀찮음을 밀어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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