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9/2013

부끄러운 31세의 자화상.

마음이란게 참 간사해서, 내가 남에게 해준건 두고두고 기억해도 남이 내게 해준건 잊기 쉬운것 같다.
얼마전에 한때 나의 마음을 설레게 해주었던 예쁜 동생과 서로가 공유했던 추억 꺼내보기를 했는데, 같은 것도 다른 것도 있었다. 뭐 그 정도야 각자가 두는 비중이 다르니까 그렇다고 하고, 얘기할때는 참 즐겁게 얘기했던 것 같다.
그런데 대화가 끝나고 누워 잠들기전에 생각을 해보는데 문득, 내가 그 아이에게 무엇을 받았지? 하는 생각에 이르자 뭔가 크게 손해보고 있었다는 생각이 드는거다. 얘가 내게 해준 것 참 없네? 라는 생각. 곰곰이 생각해보니 내가 참 어렵던 시절 나를 신경써준다며 보내와준 물품도 있었고, 그 외에도 여럿 있었다. 그런데도 거기에 값을 매겨 서로 계산해보니 내가 손해라는 생각을 또다시 하는 나 자신을 보며 깜짝 놀랐다. 진짜 저질이었다. 이런 생각을 머릿속에 담고 살았나 싶었다. 서로가 서로를 생각해서 한 일들에 절대적인 가치기준을 둘 수 없음에도 그런 생각이나 하고. 내가 요새 사는게 어려운가? 아니 그렇다고 치더라도 난 아직 멀었나보다. 정말 이렇게나 간사한 내 마음이라니. 수양이 좀 더 필요하다. 아니 많이 더.

이상 부끄러운 31세의 자화상.

댓글 2개:

  1. 음. 준건 잊어야지.
    줬다는 사실을 추억할뿐.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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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그럴걸 그랬어 왜 그러지 못했을까. 응.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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