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2/2014

잉여한 삶을 산다.

눈을 뜨면 밥을 먹고 피씨앞에 앉는다.
잠에 들려 누을때야 비로소 피씨가 꺼진다.

아아. 잉여하다.

삶의 목표도 계획도 모두 상실한 기분일 때 시작된 이 잉여함은 천운으로 졸업을 하고 본격 백수가 된 지금까지 잘 고쳐지지 않누나.

아아. 잉여하다.

그래도 잉여한 와중에 좋은 인연이 생기고 사람이 생기는 것은 기분좋다. 함께 웃고 떠들고 즐기고. 여기서 다시 힘을 얻어본다.

잉여한 삶을 산다.

숨 쉬는 것 조차 낭비가 될 뻔 한 나에게 있어 새로운 인연들은 목표를, 꿈을, 가지고 싶은 무언가를 던져준다.

잉여한 삶 가운데 벗어날 때가 조금씩 다가온다.

그러니 부디 그대 슬퍼하지 말라. 그대와 계속 오래도록 함께이고 싶은 마음에 이 잉여함을 옆으로 치우는 것이니.

그러니 부디 그대 외로워하지 말라. 나의 잉여함 대신 나의 삶으로 돌아올테니.

그래도 지금 이 순간에는, 잉여한 삶을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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