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2/2014

날아가렴. 훨훨.

마치 새장속에 갇혀사는게 익숙해져서 새장 문을 열어도 날아가지 못하고 되려 겁내며 새장 안으로 숨어버리는 새처럼 내 외로움은 그렇게 날려보내려 애를 써도 내 품에 꼭 안기려고 파고들어버린다.

나는 멍청하게도 그 외로움을 붙들고 또다시 내 품에 소중히 넣어둔 채 조심히 주변을 살펴본다.

"혹시, 내 외로움을 가져가주실 수 있을까요?"

물어보는 말에 대답이 오지 않을 것임을 이미 알고있음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나는 내 외로움을 날려보내거나 아니면 다른 누군가에게 줘버리고 싶어서 안달이 나서 어쩔수가 없나보다.

"혹시.. 외로움 가지신 것 있으면 제 외로움이랑 합치실래요?"

어느새 흡사 구걸이라도 하는 것 마냥 주변에 말을 걸어보지만, 이미 당할만큼 당해버린 사람들의 시선은 차갑게 내 외로움을 향해 꽂혀버릴 뿐이다.

결국은 자유롭게 날아가게 하는 방법 뿐이라고 생각하면서도, 날아가지 못하고 내 품을 찾는 외로움을 감싸안아버리고야 만다.

이 녀석으로 인해 무수히 많은 일을 그르쳤음에도.
이 녀석으로 인해 무수히 많은 상처가 아로새겨졌음에도.

외로움을 잡은 내 두 손에 들어간 힘은 당췌 빠질줄을 모르고, 내 품에 안긴 외로움은 당췌 내 품을 벗어날 생각을 않는다.

날아가렴. 훨훨.
내게 필요한건 네가 아니고, 네게 필요한 것도 내가 아니란다.
그러니까, 날아가렴. 훨훨.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