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5/2014

기타...

오랜만에.
실로 오랜만에 코타로 오시오의 곡을 이리저리 타고 가다 들었다.


대학원 생활은 내 인생에 있어서 어떤 부분이었나.

이제와서 경력에서 빼놓기엔 아쉬운, 그렇다고 넣기에도 부족한 그런 시간들.
내 나름대로의 열정을 가지고 살았던 것 같은데.
그땐 왜 그리도 나를 돌아볼 줄 모르는 나였던가.

그렇게 내게 기타는 먼지쌓이고 줄조차 제 때 갈지 않아 녹슨 채인 추억 한 구석의 무언가가 되어버렸다.


얼마전에 문득, 왠지 문득 기타를 치고 싶어서 잡았다.
그리고 아주 잠깐동안의 탄주를 뒤로하고 다시 기타를 세워두었다.

한 번 가본 길임에도 너무 오래전에 밟은 길이라 이젠 생소한, 한 걸음 딛기조차 머뭇거려지는 그러한 길이 되어버렸음에.
그리고 그 길을 뒤로 한채 떠나버렸던 건 2007년의, 그리고 그 이후의 나였음에.
차라리 남을 탓할 수 있으면 내 마음의 무게가 조금이나마 덜어지련만, 처음부터 끝까지 내가 짊어지고 가야 할 일임에.

왠지 조금은 서글퍼졌고, 왠지 조금은 화가 났다.


음악을 삶과 일체시키는 대신 삶의 곁에 항상 두기로 결심했던 나는 어디에.
그 때는 내 삶에서 그 길이 아닌 옆 길을 걷게 된다는 것 자체가 너무나도 싫었건만, 쌓여버린 시간더미 앞에 서있는 나는 음악과 얼마나 멀어져있는 것일까.



아쉬운 시간들. 다시 되찾을 수도 없고, 돌아갈 수도 없는 시간들.
그 때 손에서 기타를 잠깐이나마 놓았던게 참 아쉽다.
이제와서 다시 잡으려니 잡히지가 않는다.

왠지 조금은 서글프고, 왠지 조금은 화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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