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1/2015

공간

공간이 없다.
마음에 쌓인 쓸 데 없는 짐들을 내려놓을 공간.
어차피 내 갈 길, 걸어갈 땐 다시 짊어져야 한다지만.
그래도 잠시 숨돌릴 공간이, 숨돌릴 때 잠시나마 내려놓을 수 있는 그런 공간이 없다.

조급일까 다급일까 그게 그건지 모르겠지만 휘파람을 불 여유조차 잃은 마음엔 공간이 없다.
너를 보고도 웃고, 뒤 돌아서서도 다시 웃지만, 내 마음속이 웃을 공간이 없다.

그냥. 잠깐이라도 빌려쓰고싶다.
하지만 이미 몸도 마음도 빚이 산더미라, 더 이상 어딘가의 채무도 감당치 못하기 때문에, 그저 또 한탄만 한다.
그리고, 그 한탄 뒤에 다시 걷기위해 잠시 앉아 쉴 바로 그. 공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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